사랑하고 존경하는 희수 형님!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동생 조현입니다.
진작 자주 연락드리고 찾아뵈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송구합니다.
저는 2023년 5월 리얼시큐를 퇴사한 이후 약 1년 반 동안 심신의 회복에 전념해 왔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2024년 11월,
이제 저의 심신은 온전히 회복되었습니다.
이제 희수 형님과 저 조현이,
희수 형님의 가족과 제 가족이,
우리 가문이 다시 비상(飛上)할 때가 왔습니다.
2024년 11월 13일
동생 조현 드림
편지사직서
정희수 대표님,
뜻하시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시기를 기원합니다.
리얼시큐에서 맡아 온 직책을 공식적으로 사임하고 퇴사하고자 이 글을 올립니다.
3년 3개월 남짓 회사에 몸담은 끝에 사의를 표하게 되어 감사한 마음과 무거운 마음이 교차합니다. 재직 기간 동안 따뜻한 분들과 함께 일하며 조직의 성장과 성공을 위해 값진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정 대표님께서 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보여 주신 신뢰와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리얼시큐의 지속적인 성공과 번영을 기원합니다.
2023년 5월 11일
조현 드림
편지신년 인사
형님, 지난 2021년 한 해도 감사드립니다.
올해 2022년에는 바라시는 모든 것이 더욱 잘 이루어지시기를 바랍니다.
원하시는 만큼 감량도 되시고,
원하시는 만큼 버디도 하시고,
원하시는 만큼 매출도 오르고,
원하시는 만큼 더 큰 인정과 존경을 받으시는 훌륭한 경영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2022년 새해 첫날
조현 드림
메모
희수 형님이 흑토마(黑兎馬)를 하사하셨다. 동탁은 적토마(赤兎馬)로 여포를 얻었고, 유비는 방통에게 적로마(的盧馬)를 내렸다. 옛날의 말과 오늘날의 차(車)는 남자의 역량을 드러내는 상징이다. 또한 관계에서 서로 간의 굳은 신의(信義)를 보여 주는 징표이기도 하다. 이 흑토마는 대한민국 명마(名馬)의 명가(名家)인 정가(鄭家)에서 탄생했다. 품격 있는 위엄을 갖춘 이 차는 운전자로 하여금 특권 계층이 지녀야 할 무게와 절도를 갖추게 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꼬박 만 3년 동안 운전대를 잡지 못했는데, 형 덕분에 다시 덥지 않게, 또 춥지 않게 출퇴근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옛날 여포는 동탁의 으뜸가는 무장이 되었고, 방통은 유비의 일급 참모가 되었다. 나는 형님에게 그보다 더 역사적인 누군가가 되어 드리고자 한다.
메모
희수 형이 흥부라면 나는 제비가 되고 싶다.
시장확대형 과제가 ‘추천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기뻐서 가슴이 떨린다. 이런 기분은 동아대학교 경영정보학과 교수 최종 임용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 비슷하게 느껴 본 적이 있다.
메모
비나이다, 비나이다. 시장확대형 과제가 선정되기를 비나이다.
메모
어제에 이어 오늘도 시장확대형 과제가 선정되기를 바라는 염원이 여전히 간절하다. 학부모들이 자녀의 수능 성적을 애타게 기대하고 바라는 마음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공감이 든다. 그야말로 비나이다, 비나이다, 그 심정이다.
메모
시장확대형 과제가 선정되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공을 들였고, 회사에 도움이 되며, 조직 안에서 인정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형에게 힘이 되기 때문이다.
메모
지난 스마트서비스 ICT 연구 과제는 대면 발표 후 11일이 지나서 결과가 통보되었다. 이를 근거로 이번 시장확대형 과제의 결과 통보일을 가늠해 보면 11월 5일 아니면 8일이다.
메모
희수 형 방에서 독대를 했다. 형의 손에는 검은색의 얇은 결재 서류첩이 들려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서류첩에 눈길을 줄 여유가 없었다. 형에게 말씀드려야 할, 나 혼자만의 매우 중요한 안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머릿속은 몹시 복잡했다. “급여를 조금 올려 주시면 안 될까요?”라는 말을 어떻게 공손하게 꺼내야 할지, 그리고 급여 인상을 어떻게 관철해 낼지,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다.
대화 초반에 회사 일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마치고, 겨우 용기를 내어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형님, 저 급여를 좀 올려 주시면 안 될까요…?” 그러고는 내 건의를 뒷받침할 나름의 타당한 근거를 하나씩 나열해 나갔다. 형님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하고자 하는 말은 빠짐없이 전하려고, 최대한 집중해서 말하려 애썼다. 그렇게 혼자 몰입해서 이야기를 이어 가는데…,
희수 형이 갑자기 두 손바닥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이런저런 말씀을 하셨다. 그때 그것이 무슨 이야기였는지 나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오직 내 마음에만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형님의 말씀은 “쩐이 있어야 돼!”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이내 낙심하며 ‘아직 회사가 어려운가 보다.’ 하고 급여 인상에 대한 기대를 스스로 접었다. 그러고는 내 마음을 스스로 달래며, 더는 형님을 신경 쓰이게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음 기회에 다시 말씀을 올려 봐야겠다고 다짐하며 조용히 형님의 말씀을 들었다.
몇 분간 이어진 형님 말씀의 결론은
“… 그래서 네 연봉을 올렸어. 여기 사인해.”
내 마음은 회오리치기 시작했다. 코끝이 찡해지고 가슴이 저려 오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아까 그 결재 서류첩 안에는 새로 인상된 나의 연봉 계약서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내가 박사이고 교수이고 잘난 체하기 좋아하는 서생이라 한들, 형의 금도(襟度)를 헤아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
희수 형님 앞에서 나는 그저 미숙하고 꼬맹이 같은 어린 동생일 뿐이다.
메모
세종시에서 시장확대형 과제의 대면 평가를 마쳤다. 발표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반면 질의응답에서는 초반의 몇 가지 질문을 시원하게 방어하지 못했다. 식은땀이 온몸을 적셨다. 평가는 예정보다 5분이나 일찍 끝났다. 기대가 된다. 형님께 보탬이 될 만한 일을 잘 해낸 것 같아 가슴이 뛰고 설렌다.
편지생신 축하
희수 형님께
형님, 형님을 처음 뵙고 남포동 선술집에서 둘이 마주 앉아 말씀 나누던 날이 기억나요. 첫 만남에서 형님은 저보다 윗사람이셨는데도 저를 대하시는 태도가 무척 정중하고 호의적이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쉽게 마음을 열었고, 처음 만난 육촌 형제가 서로 좋아서 그렇게 기분 좋게 취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간 저에게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도움과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저는 형님이 많이 웃으시면 좋겠다고 바랄 때가 많아요. 형님이 환하게 웃으실 수 있도록 저도 열심히 해 볼게요.
언젠가 형님이 남색 바지에 밝은색 캐주얼 상의를 입고 출근하신 적이 있어요. 평소에는 정장을 입으시거나 어두운색 캐주얼 상의를 즐겨 입으시는데, 그날은 밝은색 상의를 입고 오셨습니다. 그날 형님의 모습이 제 눈에는 참 잘생겨 보이고 인자해 보이고 키도 더 커 보였어요. 마치 영국 명문가의 신사가 자전거에서 내려 절도 있고 기품 있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작은 선물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행복한 2021년 8월 19일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021년 8월 19일
동생 조현 드림
메모
5시 30분에 한 번, 9시 50분에 한 번 잠에서 깼다가 다시 잠들었다.
김재선 상무님의 업무일지에 희수 형님이 의견을 다셨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 게시물에 ‘부산대신’에 대한 당신의 입장을 올리신 것이다. 얼마나 상처를 입고 배신감을 느끼셨으면 이렇게까지 공개적으로 표현하셨을까—
희수 형님은 점잖은 분이시다. 대화를 나눠 보면 경청도 잘 해 주시고, 당신의 감정도 잘 양보해 주시고—
나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조용호와 서 씨라는 사람이 원망스럽고 싫어진다.
메모
희수 형님이 갑자기 불러 앉히시더니 현금이 있느냐고 물으셨다. 없다고 답을 드렸더니 그 자리에서 100만 원을 주셨다. 이렇게 챙겨 주시는 것이 감사하고, 일을 더 잘해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가난하고 척박했던 생활에 힘의 순(筍)이 돋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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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을 때 정 대표님을 떠올리면 주례에서 느꼈던 감사함부터 되새기게 된다. 부모님조차 해 주시기 어려운 여러 도움을 주셨고,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있던 내게 매일같이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셨다. 대표님의 온정과 후의(厚意)는 참으로 고귀한 마음이다. 이런 분, 이렇게 온후한 분은 결국 성공하시게 되어 있다. 이 세상이라는 곳은—
메모
전 직장에서 파면당한 지 27개월이 지났다. 아직도 꿈에는 강의실이 나오고, 학생들이 나오고, 성난 교수님들이 나온다. 자면서도 두렵고 버겁다. 겨우 잠에서 깨어 인데놀 한 알을 먹고 천천히 다른 생각을 했다. 유튜브를 보다가 마블 영화 「앤트맨」을 보게 되었다. 앤트맨인 스콧 랭은 절도범이다. 영화에는 출소 장면이 나온다. 전에 본 영화인데도 기억나지 않았다. 교도소 출구 앞에 친구 한 명이 차를 끌고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영화 「퍼펙트맨」에도 조진웅이 범죄를 저질렀다가 출소하는 장면이 나온다. 친구가 두부를 들고 기다리는 그곳은 주례 구치소다. 나는 희수 형님에게 얼마나 큰 빚을 지고 은혜를 입었나…
형님은 그 좋지 못한 곳으로, 그 추운 겨울에, 그 바쁘신 와중에도 나를 위해 매일같이 부산의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와 주셨다. 목이 메고 가슴이 아프다. 너무나 죄송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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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아카데미 9회차 시작 전에 15분쯤 시간이 남아 『The Having』(이서윤·홍주연) 책을 폈다. 목차에서 ‘귀인’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희수 형님이 떠올라 그 부분을 펼쳤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하게도, 얼마 전 유튜브에서 본 영화 「카게무샤」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스타워즈」의 감독 조지 루카스와 일본 영화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의 인연에 관한 내용이었다. 독서 중에 이런 순간이 찾아오면 참 신기하면서도 책 읽는 맛이 난다. 루카스와 구로사와처럼 형님과 나에게도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